임신 실패와 유산의 경계
임신실패는 임신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칭하고 유산은 임신이 이루어 진 후에 임신이 지속되지 못하게 된 경우를 말합니다. 이러한 구별이 실제 의학에서는 쉽지가 않습니다. 배란과 수정, 착상 그리고 임신의 유지 과정이 연속적인 일련의 과정으로 일어나므로 각 단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흔히 우리가 임신을 인지하는 것은 예상하던 월경이 없거나 소변 또는 혈액에서 임신 반응이 양성일 때, 때로는 초음파로 임신을 확인될 때입니다. 그러나 이 시점은 이미 수정과 착상 단계를 지나 임신의 유지 단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임신을 수정 시
점에서부터라고 가정한다면 우리가 임신을 인지하기 전에, 즉 배란에서 다음 월경예정일 사이에 일어나는 임신의 실패 또는 중단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다시 말해 임상적으로는 임신이 확인되기 전의 사건이므로 유산으로 볼 수는 없지만 실제로는 임신이 성립된 후에 임신이 잘못 된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딱히 뭐라 정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예는 시험관아기 시술 후에 자주 관찰되는 데 건강한 배아 (수정된 후 세포분열을 통해 발달하고 있는 세포덩어리로 장차 태아가 되기 전 단계)를 이식하여도 임신반응이 없는 경우 임신이 되었다가 유산이 되었다고 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임신이 되지 않았다고 해야 하는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이런 경우를 일컬어 ‘착상실패’라는 용어를 쓰기도 합니다. 즉 수정이 일어났다면 착상 그리고 초기의 임신유지 단계에서 실패가 있어도 임신의 성립 후에 발생한 문제이므로 유산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런 측면과 함께 최근의 여러 연구에서 유산과 착상실패 간에는 원인에 있어 유사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어떤 연구자들은 수정 후 착상 시까지 많게는 배아의 30%정도가 소실되고 그 후부터 임신반응이 확인되기까지 다시 30% 가까이 유실되고 임신반응 후에 10% 정도가 유산 또는 사산된다고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