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의 TV 시청 스케줄
스릴있는 공포영화, 아기는 두려워한다
우리 부부는 '영화 마니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예요. 하지만 임신한 뒤에는 영화관에 자주 가지 않았어요. 영화관의 어두컴컴한 분위기와 혼탁한 공기가 아이에게 해로울까 걱정이 되어서였죠. 대신 집에서 TV나 비디오를 보면서 즐겼어요.
여여화나 TV는 보는 이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책이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해요. 영상과 소리가 생생하게 전달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집에서도 공포영화나 무협영화는 절대 보지 않았어요. 영ㄹ화로 인해 엄마의 마음이 두려움, 분노, 불평불만, 적개심 등으로 가득 찬다면 아기의 정서에 나쁜 영향을 미칠테니까요.
그 무렵 비디오나 텔레비전으로 보았던 영화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은 <사운드 오브 뮤직>,
<러브스토리>, <로마의 휴일>, <닥터 지바고> 등 이네요. 모두 좋은 영화였어요.
가장 즐겨본 것은 교육방송과 동물의 세계
저녁시간이면 버릇처럼 보던 TV도 임신 후에는 철저히 검토하고 계획해서 보았어요. 물론 태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 위주로 선택했죠. 내가 좋아하는 야구는 꼭 보았고, 동물의 세계, 건전한 내용의 홈드라마, 순정만화 등 몇 개의 프로그램을 골랐어요.
뉴스는 일부러 보지 않았어요. 뉴스에는 살인, 교통사고 등 끔찍한 사건 사고가 수시로 보도되고, 그것을 보면 공포감과 불쾌감이 뒤따르기 때문이죠. 새로운 소식이나 시사적인 일이 궁금하면 남편에게 뉴스를 본 후 이야기해달라고 했죠.
AFKN만 틀어 놓으면 울음을 그치는 아기
공포나 무협물을 좋아하는 한 엄마는 임신 중에도 일주일에 한두편씩 공포영화나 홍콩 무협영화를 보았다고 해요. 그 때 뱃속에 있던 아기가 지금 5살인데 이 아이 역시 이불을 뒤집어쓸 만큼 무서워 하면서도 이런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요.
또 임신할 때 논문을 준비한 한 엄마는 영어공부를 하느라 매일 AFKN을 보았대요. 아이들은 보통 광고나 만화영화에 흥미를 느끼지만 이 엄마의 아이는 유달리 AFKN을 무척 좋아한다고 하네요. 갓난아기 때부터 이 프로만 틀어놓으면 울음을 그치더래요.
TV나 영화가 아이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이렇게 크답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도 아기에게 좋을지 한번 더 생각하고 시청하세요.
아기방 꾸미기로 태아를 기쁘게 해줘요
직접 만든 아기용 꽃무늬 이불
임신 7개월쯤부터 우리 부부는 아기방을 꾸미기 시작했어요. 아기의 방은 햇빛이 잘 들어오는 남쪽 방으로 정했어요. 먼저 갈색 계통의 칙칙한 벽지를 뜯어내고 예쁜 구름무늬가 그려진 연녹색 벽지를 발랐어요. 커튼도 핑크색이 어우러진 은은한 파스텔톤의 꽃무늬 커튼으로 바꾸어 달았습니다. 아기 용품을 보관하는 작은 서랍장, 아기용 침대도 들여놓았어요.
아기가 덮고 잘 이불은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동대문 시장을 뒤진 끝에 예쁜 꽃무늬가 그려진 천을 사서 이불보를 만들고 폭신폭신한 구름솜을 넣어 만들었답니다. 또 벽에는 예쁜 아기들 사진과 편안한 느낌의 풍경화를 붙여놓았어요.
"네가 신을 예쁜 체크무늬 신발을 샀단다"
천장에는 솜뭉치와 색지로 직접 만든 모빌을 달았고 알록달록 풍선도 매달아 놓았지요. 아기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간단하게나마 오디오 시스템도 마련해놓았어요..
아기방을 꾸미면서 나는 무척 행복했어요. 새로운 물건을 한 가지씩 장만할 때마다 뱃속의 아기에게 일일이 설명해주었죠. '아가야, 오늘은 네가 신을 아주 예쁜 체크무늬 신발을 샀단다. 너도 마음에 들거야' 하고.
아기와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아기방을 꾸민 뒤로는 그 방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집안 일을 마치고 편히 쉴 때나 낮잠을 자고 싶을 때, 음악을 들을 때, 아기와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 아기방은 더할 나위없이 좋은 장소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아기방을 꾸미는 일 자체가 태교의 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을 하나씩 장만하거나 방을 꾸미면서 아기와 나누는 대화, 그리고 뿌듯한 행복감 등이 그대로 전해졌을 테니까 말예요
아기를 위한 주말 특별 프로그램
여행으로 아기에게 넓은 세계를 보여준다
임신하기 전에 우리 부부는 각자 자유롭게 주말을 보내는 편이었어요. 사업을 하는 남편은 늦게까지 술자리를 하고 귀가하는 일이 잦았고, 그럴 때면 나는 혼자서 내 생활을 즐기려고 했죠.
하지만 임신한 뒤에는 주말을 보내는 방법을 바꾸어야 했어요. 이제는 둘만이 아니라 뱃속의 아기를 생각해야 했으니까요.
저는 아기에게 주말만이라도 좀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고 다양한 사람과 사물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자주 다녔답니다. 여행코스는 안전하고 그리 멀지 않은 근교가 대부분이었어요. 물론 당담의사에게 주말여행을 가도 좋은지 반드시 물어보았죠.
식물도감을 껴안고 했던 꽃구경
먼 거리는 기차를 이용했고, 가까운 곳은 승용차오 움직였어요. 바다에 가면 모래 사장에 편안히 앉아서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한없이 바라보며 아기에게 바다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산에 갈 때는 절을 비롯해 고적을 답사했는데, 이때는 사전자료를 준비해서 공부하면서 다녔어요. 단 산에 갈 때는 무리하지 않게 가벼운 산책을 하는 정도로 움직였어요.
봄, 여름 등 꽃이 많이 피는 계절에는 식물도감을 가지고 다니면서 모르는 꽃을 발견하면 곧바로 식물도감에서 찾아보기도 했답니다. 새로운 사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정보를 알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태아도 좋은 자극을 받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경복궁, 덕수궁 등 풍취가 훌륭한 고궁도 빠뜨리지 않았죠.
주말 모임은 반드시 부부동반, 아기동반
주말에 모임이 많았던 남편 역시 내가 임신한 뒤로는 꼭 필요한 자리 아니면 참여하지 않았어요.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자리라면 되도록 부부동반 모임으로 약속해서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했답니다.
태아와 마음으로 대화를 나눠요
아기와 엄마만의 비밀장소를 찾아라!
청소하면서, 빨래하면서, 쇼핑하면서도 태아와 대화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는 아무래도 주의가 산만해지기 쉽고 주변 소음으로 인해 대화가 방해받을 수도 있을거예요. 태아와의 대화에서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만 아니라 엄마의 느낌을 아기에게 온전히 전달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저는 집에서나 밖에서 부지런히 아기와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지만, 늘 부족한 듯한 생각이 들었어요. 집중하기도 힘들 뿐 만 아니라 내 감정에 빠져들기도 쉽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대화의 장소'였어요.
보이는 모든 풍경을 아기에게 설명하라
남편과 내가 늘 산책을 다니는 주변 공원에는 서울에서는 보기 드물게 숲이 우거지고 낮에는 조용히 걸을 수 있는 산책로까지 있어 아이와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했어요. 하늘이 파랗게 갠 날에는 하늘을 보면서 어린 시절 소풍 갈 때의 동심으로 돌아가 한껏 즐거워졌고, 들꽃을 보면서 꽃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오묘함에 감탄하기도 했답니다.
바람이 살랑거릴 때는 눈을 감고 바람의 향취와 소리를 들었어요. 이러는 중에 혼탁했던 기분이 말끔히 씻기고 날아갈 듯 가벼운 기분이 드는 것이었어요. 공원에서 이런 체험을 한 나는 아기에게 그대로 전해주려 노력했지요. 때로는 말로 중얼거릴 때도 있었고, 사람이 오갈 때는 마음속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책, 동화책, 시집 읽기
때로는 서점에서 산 재미있고 아름다운 그림책, 동화책, 시집, 화집 등을 가져가서 보면서 아기와 조용히 대화를 나누기도 했답니다. '나와 아기의 자리'라고 이름지어놓은 나무 벤치가 있었는데, 햇빛이 좋은 날 그 자리에 앉아서 아기와 대화를 나누던 그 순간이 지금도 기억이 생생해요. 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모든 근심과 세속적인 욕망이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았었죠.
어느 곳이든 상관없습니다. 부담없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곳 한 두군데를 정해놓고 아기와 마음을 주고 받는 대화를 나누어보세요. 엄마의 마음도 편안해지고 아기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어요.
임신 4~5개월부터 시작
4개월이 지나면 기억력이 생겨요
태아는 임신 4개월이 지나면 청각이 발달해서 바깥소리를 듣는다고 해요. 또 비슷한 시기부터 태아의 뇌에서 기억장치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지요.
이 시기부터 바깥의 자극이 더욱 직접적으로 청각에 전달되고 뇌에서 기억되는 거랍니다. 그러므로 4개월이 지나면 본격적인 태교학습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태아가 듣고 기억하기 시작하면 가장 자주 듣는 엄마의 목소리부터 기억합니다. 어느 실험결과에 따르면 태아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 가장 안정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음악도 엄마의 목소리와 비슷한 소리높이를 가진 음악을 좋아한답니다.
아기에게 직접 공부를 시킨다고 생각해요
임신 4~5개월은 엄마와 아기가 모두 임신 후 환경 변화에 비로소 제대로 적응해나가기 시작할 무렵이랍니다. 아기는 엄마의 몸에서 자라나면서 자기가 자리잡은 자궁이라는 곳이 지낼 만한 곳이고, 편안하고 안전한 곳임을 서서히 깨달아나가는 거죠.
태교학습은 이 시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적당합니다. 그 전처럼 느낌과 기분만으로 태교를 하기보다는 아기에게 직접 공부를 시킨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세요.
대부분의 영재아 엄마들은 태교를 했어요
저는 이 시기부터 준비해둔 예쁜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했어요. 그림책을 읽을 때는 그림의 모양, 색상, 느낌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읽어주었지요.
"동글동글한 얼굴의 곰돌이가 막 뛰어가고 있는데, 귀가 큰 노란색 토끼가 막 뛰어나와서 이렇게 묻는거야."라는 식으로 눈에 보일 만큼 구체적으로 아기에게 설명해주곤 했답니다.
둘째 아이 때에는 특히 어학 공부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영어와 일어, 한자 등을 반복하여 읽고 썼어요. 태교 학습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첫째와 둘째 아이의 성장기를 살펴보면 알 수 있었어요. 아이들의 재능이 태교를 한 것과 꼭 들어맞거든요.
저의 두 아들 뿐만 아니라 영재라는 판별을 받고 한국 영재 연구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영재아 엄마들의 태교 이야기를 들으면서 태교학습의 중요성을 확신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