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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이와 떨어져 살아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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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이와 떨어져 살아도 될까요

 

 

Q. 47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27개월까진 성품 좋으신 시부모님께서 지극정성으로 키워주셨읍니다. 28개월부터 지금까지 2년 여, 성질 급하고 목소리 큰 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허용적이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동화책 한 권을 줄줄 외울 줄도 알던 딸아이는 언젠가부터 위축되고 눈치보는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타고난 기질(섬세하고 꼼꼼한)도 역할을 했겠지만 기다려줄줄 모르는 제 영향이 크지 싶습니다. 영리하고 또래보다 생각이 어른스럽고 눈치빠른 아이여서 지금 생각하면 전혀 화낼 일이 아녔는데 어른대하듯 했습니다. 지금은 뒤늦게 깨달은게 있어 육아에 관한 공부도 열심이고 아이에게 놀이치료를 받게 한지는 두 달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 갈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다짐하고 가슴뜯으며 뉘우쳐도 아이에게 또 목소리를 높이고 화를 냅니다. 더 큰 문제는 천사와 악마처럼 아이를 대하는 제 태도가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입니다.죽겠습니다. 시댁에 다녀온 어느 날 엄마의 천사같은 얼굴을 확인한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 보고 싶다고 서러운 눈물을 쏟아냅니다. (제 기분이 안 좋게 느껴졌다면 속으로 꽁꽁 감춰뒀을 말이겠지요) 시골에도 어린이집이 있으니 옷이랑 챙겨서 보내달랍니다. 장난감도 필요없고 공원에 놀러 안가도 된답니다. 여쭐 것은 놀이치료다 미술치료다 집어치우고 아이의 간절함대로 다시 시댁에 보내는게 어떤지 하는 것입니다. 내년 봄쯤 둘째 계획이 있는데 죽을 힘으로 마음다잡고 두아이 모두에게 엄마노릇을 잘해야지 마음 먹지만 두아이 모두에게 악 쓰는 엄마가 될까 염려스런 마음도 있던 차에 아이가 원한다는데 그렇게 해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편으론, 머리도 커가는데 엄마아빠랑 떨어져 지내는 것에 대해 아이가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시댁과는 2시간 거리입니다. 아이가 한 3개월 지내다가 엄마를 찾으면 다시 데려오고 또 시골로 간다하면 다시 보내주는 방법도 아닌 듯 하고 밤잠 못자고 편두통에 시달리며 고민해봐도 아이를 위해 최선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뭘 잘했다고 유세냐 하실 것 같지만 육아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올 것 같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A. 어머님 스스로 자신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면서 노력하시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 부모역할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타고난 성격적 특성이나 성장환경, 가정환경 등에 따라 키워진대로 양육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모역할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오히려 모든 부모들이 해야 할 노력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이 물론 한순간에 다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같은 상황에 대한 인식이나 반응의 속도, 양식이 점차 변화하면서 가족 관계 전체에 분명한 변화로 이어집니다. 여러 가지로 많이 힘든 상황일 수도 있고, 아이에게 혹시나 해로운 일을 하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도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어머님이 아이와 함께 하면서 새롭게 관계를 만들어가는 시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만약 아이를 친가로 다시 보내고 그 사이 둘째가 생기게 되면 점점 더 큰 아이는 이 집 식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외부인이 되어 마음의 상처를 가지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부모이며,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사람도 부모입니다. 아이가 외가에 가고 싶다고 우는 모습을 보기가 안타깝고 속도 상하겠지만 이왕 좋은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그때마다 아이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동시에 그래도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알려주세요. 할머니가 보고 싶구나. 엄마가 그동안 너한테 잘하지 못해 미안해, 그래서 엄마가 더 노력할게라고 마음을 담아 말해주세요. 그리고 아이를 4세 아이라고 보지 말고, 아직 엄마를 원하는 아기라고 생각하면서 어렸을 때 주지 못한 사랑, 관심, 인정, 수용을 다시 줄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세요. 물론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하면서 늘 바람직한 엄마의 모습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내년에는 유치원에 입학시켜서 오전 시간이라도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일관성 의 원칙은 매우 중요하지만 엄마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늘 일관성 있는 모습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을 스스로에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천사와 악마처럼 극에서 극으로 치닫던 모습의 간격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아이에게 엄마의 생각과 감정을 알려주려는 노력이 같이 이루어진다면 엄마가 바라는 관계를 아이와 맺으며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노력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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