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임신 20주일 때 첫아이 태아가 터너증후군으로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중절수술을 했습니다.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것은 확인했지만 염색체 분열 중에 생긴 것으로 왜 그런지는 모르신다고 하셨어요. 그 당시 감기가 너무 심해 항생제가 들어 있는 약을 임신 중인지 모르고 임신 초에 복용했어요. 그 이후로 몸 회복이 늦어 한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자궁과 질 내 어혈이 안 뭉치도록 해주는 약으로 통상 유산 후 먹는 한약으로 지어서 한 달 넘게 먹고 있어요. 그런데 생리 예정일인데도 생리가 안 나와서 오늘 보건소 가서 임신테스트를 해보니 임신이더군요.
제가 걱정되는 것은 한약을 복용하는 중에 임신을 해서 또 염색체에 이상이 생겨 태아를 유산 시켜야하는 건 아닌지, 만약 지금 상황에서 임신한 것이 태아가 기형일 확률이 높아진다면 또 유산해야 하는지. 너무 걱정이 되어 문의 드립니다.
A 첫 임신 시 터너증후군이 발생한 것은 임신 초 약물 복용과 관계가 없습니다. 현재도 임신 초기이신 것 같은데 임신 매우 초기에 복용한 약물은 오히려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여드름 약을 비롯한 일부 약물의 경우 반감기가 길어서 오랫동안 체내에 남아 있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임신 중 한약 복용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근거 자료가 없으므로 알 수 없습니다.
다행인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임신 초기이므로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형이라는 것은 태아의 여러 장기가 발달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것인데, 임신 4주 이전에는 장기발생이 이루어지기 전이기 때문에 약물 복용으로 기형아가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문제가 되면 유산이 되거나 아니면 전혀 영향이 없거나 하므로 이와 같은 현상을 all or none phenomenon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모든 기형 중 약물복용에 의한 기형은 2% 밖에 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임신 초기에 약물복용을 했다고 하여 (기형 유발율이 매우 높은 특정 약물이 아니라면) 유산을 고려할 이유가 없습니다. 참고로 이전 터너증후군은 재발율이 매우 낮으므로 이번 임신의 양수검사 적응증이 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