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 얼마나 해야할까요?
분만 직후에는 골반을 구성하는 관절뿐만 아니라 신체의 모든 관절들이 나사가 풀린 듯이 느슨해진 상태가 됩니다. 이런 상태가 튼튼한 관절로 회복되어 제 기능을 수행하기까지는 2개월 가량이 소요되고 3개월 정도는 지나야 배란성 월경이 다시 시작되어 또 다른 임신을 준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산후 조리기간을 1백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백일잔치를 하는 것은 아기가 태어난 후 만으로 1백이 된 것을 축하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산모가 산욕기간의 위험한 상황을 벗어났다는 의미도 들어 있습니다.
출산으로 헐거워진 뼈마디가 엉성하게나마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으려면 최소 삼칠일은 넘겨야 합니다. 이 기간 동안 질이나 자궁, 몸의 기능이 제 자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집중적인 산욕기를 6-8주로 잡았을 때 그 중에서도 삼칠일에 해당하는 출산 후 3주간은 안정과 휴식을 우선 삼아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장기간의 안정은 복직근과 골반저 근육의 복구를 지연시키고 오로(출산 후 나오는 피 섞인 분비물)의 유출 기간을 연장시켜 오히려 기력의 회복을 더디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안정을 취하면서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몸을 조금씩 움직여주는 것이 빠른 회복을 돕게 됩니다.
삼칠일이 지나면 어느 정도 자유롭게 몸을 움직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1백일간은 가사나 아기 돌보기로 몸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됩니다. 몸의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1백일 경과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산모는 사지 관절 부위의 인대가 매우 약해져 있습니다. 이때 수유를 하기 위해 아기를 안게 되면 팔과 목에 무리가 오고 손목 관절에 건초염이 와서 손목이 시린 경우가 생깁니다. 밤중 수유는 일어나지 말고 누운 상태에서 하며, 낮 동안은 앉은 자세에서 무릎 아래에 베개나 쿠션을 대어 팔과 목에 가는 부담을 최대한 줄이도록 합니다.
출산 당일
▷ 산모 몸의 변화
- 분만 직후에는 5~6kg정도의 체중이 줄어듭니다. 자궁이 한순간에 수축해 어른 머리 크기가 되며, 배꼽 아래 3~5cm 위치에 자리잡습니다. 자연분만을 한 산모는 자궁 수축을 돕기 위해 24시간 이내에 직립자세를 취하면 도움이 됩니다.
- 자궁 수축으로 인한 후 배앓이가 시작됩니다. 특히 출산 횟수가 많을수록 통증은 심합니다.
- 38도 이하의 미열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2-3일 후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 혈액성분이 들어있는 불그스름한 오로가 많이 나옵니다.
- 회음 절개한 부위가 앉기 어려울 정도로 아픕니다. 제왕절개를 한 산모는 수술 부위의 통증으로 거의 움직일 수 없습니다.
- 분만 시 심한 피로와 과다한 근육 활동으로 심한 오한이 생기기도 합니다.
- 몇 시간 동안 공복상태로 있었고 지나친 체력 소모 등으로 허기가 지기는 하나 식욕은 별로 안 생깁니다.
- 손등이나 얼굴에 부기가 생깁니다.
▷ 산모 돌보기
- 출산 후의 산모는 2-3시간 동안 회복실에서 안정을 취한 후 입원실로 옮겨집니다.
- 출산 후는 산모가 몹시 피곤하므로 충분한 숙면을 취하도록 하고 면회는 짧게, 가까운 사람만 만나도록 합니다. 특히 제왕절개를 한 산모는 마취가 풀리면서 수술부위에 엄청난 통증을 느끼므로 가급적 면회는 삼갑니다.
- 처음의 오로 처리는 혼자 하기 어려우므로 간호사나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서 2시간 간격으로 합니다.
- 분만 전 미리 소변을 뺐거나, 떨어진 복압으로 인해 소변보고 싶은 생각이 적어지나, 방광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소변보기를 시도해봅니다. 8시간이 지나도 자연배뇨가 없으면 소변관으로 받아내야 합니다.
- 똑바로 앉기가 불편하므로 눕거나 비스듬히 앉아서 식사를 합니다. 단 제왕절개를 한 산모는 가스가 나올 때까지 금식입니다.
- 모유 수유를 위해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유방 마사지를 해둡니다.
2일째
▷ 산모 몸의 변화
- 혈액이 섞인 붉은 오로가 계속 나옵니다.
- 자궁수축이 빨라지며 후 배앓이가 여전히 계속됩니다.
- 빠른 사람은 이 무렵부터 유방이 부풀어 단단해지고 통증을 느낍니다. 유선염을 막기 위해 유방마사지를 시작합니다. 자연 분만한 경우 빠르면 황색의 초유가 나오기도 하므로 젖을 먹여 봅니다. 제왕절개를 한 산모는 항생제 때문에 젖이 잘 돌지 않을 수 있지만 역시 유선염 예방을 위해 마사지를 해둡니다.
- 일시적으로 땀이 많이 나고 소변 량도 많아집니다.(출산 후 4-5일 동안 계속)
- 빈혈 증세가 생기기도 합니다. 제왕절개를 한 산모는 빈혈로 미열이 날 수 있습니다. 산후 발열이 심할 때는 의사에게 증상을 이야기합니다.
- 몸이 회복돼 가고 모유를 먹이게 되면 대단할 정도로 식욕이 당깁니다. 제왕절개를 한 산모는 가스가 나올 때까지는 아직 금식입니다. 수술부위인 복부가 당기는 느낌이 심한데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침대에서 내려서고 화장실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시도합니다. 그래야 가스 배출도 쉽습니다. 걷기가 잘되면 신생아실까지 아기를 보러 갈 수 있습니다.
- 손등이나 얼굴의 부기가 빠지기 시작합니다.
▷ 산모 돌보기
- 자연분만을 한 산모는 이때부터 자신이 직접 오로 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좌욕을 통해 분비물을 씻어내고 회음부를 깨끗이 합니다.
- 빠른 회복과 원활한 모유 분비를 위해 영양과 숙면을 충분히 취합니다.
- 누워서 하는 간간한 산욕체조를 차근차근 시도해봅니다.
- 다소 힘들더라도 식사나 수유를 바른 자세로 앉아서 해보도록 합니다.
3일째
▷ 산모 몸의 변화
- 후 배앓이가 어느 정도 진정됩니다.
- 회음 절개한 부위의 통증은 아직 그대로 남아 있지만 견딜 만은 합니다.
- 제왕 절개를 한 경우에는 이날쯤 가스가 나와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 자궁 내 점막이 새로 생기기 시작합니다.
- 유방이 커지고 체온이 올라가며 유방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맥박과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 산모 돌보기
- 자연 분만한 경우 퇴원을 준비합니다. 퇴원을 하더라도 집에 돌아가 이부자리를 깔아놓은 채 눕고 일어나는 생활을 합니다. 한동안 집안 일을 할 수 없으므로 산후 조리인의 도움을 받도록 합니다. 퇴원하기 전에 신생아 배꼽 처치나 목욕, 수유요령, 예방 접종 등 육아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배웁니다. 기저귀 갈기 정도는 몸에 무리가 가는 일이 아니므로 할 수 있습니다.
- 제왕절개를 한 산모는 무리하지 않을 만큼 조금씩 걷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 수건에 따뜻한 물을 적셔서 얼굴, 팔, 다리를 씻을 수 있습니다. 좌욕은 계속합니다.
4~5일째
▷ 몸의 변화
- 오로 색이 점차 갈색으로 옅어지며 양도 줄어듭니다. 약간 시큼한 냄새가 납니다. 만일 여전히 붉은 색이거나 덩어리가 섞여 나온다면 의사와 상의를 합니다.
- 모유 분비도 제법 잘됩니다.
- 출산 후 피로가 많이 풀려 몸이 가벼워집니다. 회음 절개 부위가 어느 정도 아물어 통증이 한결 덜합니다. 제왕 절개한 산모도 수술부위의 통증이 많이 사라집니다.
▷ 산모 돌보기
- 분만 후 배변 장애를 초래할 수는 있으나 이 기간이 되도록 대변을 보지 못하게 되면 좌약 관장이나 세척관장을 하도록 합니다.
- 퇴원한 산모는 밤중 수유 때문에 수면부족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모는 아이와 함께 낮잠을 자도록 합니다.
- 산후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제왕 절개한 산모는 자연 분만한 산모보다 우울증이 심하고 오래 갈 수 있으므로 마음을 따뜻하게 안정시켜 주는 주위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6~7일째
▷ 산모 몸의 변화
- 자궁이 어른 주먹만한 크기로 줄어듭니다.
- 회음 절개한 부위가 겉으로 보기에 거의 아뭅니다.
- 출산 후 부기도 많이 가라앉습니다.
- 초유는 대개 없어지고 뽀얀 모유가 나옵니다.
- 소변 양과 횟수가 평상시로 돌아옵니다.
▷ 산모 돌보기
- 오로가 멈출 때까지 좌욕은 계속 실시합니다.
-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 가므로 산욕기 체조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작합니다.
- 제왕절개로 출산한 산모는 이 시기에 퇴원을 합니다.
- 따뜻한 물로 세수를 할 수 있고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머리도 감을 수 있습니다.
2주일째
▷ 산모 몸의 변화
- 누르스름한 색으로 오로가 바뀌고 양도 많이 줄어듭니다. 약 2주일 정도 계속됩니다.
- 자궁은 겉에서 잡혀지지 않을 정도로 작아집니다. 달걀 크기로 작아져 골반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 모유의 양이 어느 정도 일정해 집니다.
▷ 산모 돌보기
- 모유 수유를 할 경우 자주 배가 고파집니다. 영양과 수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합니다.
- 욕조 목욕은 피하는 것이 좋고 따뜻한 물로의 가벼운 샤워는 괜찮습니다.
- 주로 이부자리를 깔아 놓고 생활을 하며 일어나 앉아있는 시간을 늘립니다. 집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좋습니다.
- 세탁기로 하는 빨래라면 도움을 받아 할 수 있습니다. 단 무거운 이불 세탁은 산욕기가 끝날 때까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벼운 청소는 해도 무방합니다. 우유병으로 젖을 먹이고 아이 목욕시키는 것을 도와주는 정도의 육아는 할 수 있습니다.
3주일째
▷ 산모 몸의 변화
- 오로의 양이 많이 줄고 색도 엷어졌으나 아직까지는 나옵니다.
- 질이나 회음부의 부기가 상당히 회복됩니다.
- 산후 우울증이 지금까지도 계속된다면 의사와 상의를 합니다.
▷ 산모 돌보기
- 밤 동안의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낮잠은 2시간 정도 자는 패턴이 좋습니다.
- 이부자리를 걷고 생활을 해도 좋습니다. 회복이 순조로우면 마지막에 정상생활로 복귀합니다.
- 가까운 곳에 한해 외출이 가능합니다.
- 식사준비, 아기 목욕 등을 시켜줄 수 있습니다.
4주일째
▷ 산모 몸의 변화
- 오로가 거의 사라지고 흰색의 분비물이 나옵니다.
- 자궁, 질, 회음 절개 부위가 거의 임신 전의 상태로 회복됩니다.
- 임신선의 색깔이 차츰 엷어집니다.
- 젖양이 부족하던 사람도 성숙한 모유가 알맞게 분비되어 모유수유하기에 좋습니다.
▷ 산모 돌보기
- 병원에 가서 아기와 함께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 오로가 없고 몸 상태가 괜찮으면 욕조 목욕을 시작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탕 속에 너무 오래 들어가 있는 것은 삼갑니다.
- 본격적인 청소, 쇼핑 정도는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오랫동안 걸어 다니는 것은 아직 이릅니다.